쿠팡 언제쯤 돈벌까? 매출 늘었지만 적자도 늘었다

1분기 매출 74% 늘어 4.7조원
영업손실은 180% 늘어 3300억
69달러 찍었던 주가도 반토막
고객·구매액 증가한 건 긍정적

지난 3월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한 쿠팡이 올해 첫 성적표를 내놨다. 매출이 크게 늘었지만, 영업손실 역시 불어났다.


주가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관련 업계에선 쿠팡의 흑자 전환 시점이 예상보다 멀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3일 쿠팡은 올 1분기 4조7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74% 증가한 수치로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영업손실은 약 3300억원으로 같은 기간 180% 늘었다.


쿠팡 측은 “신규 고객이 계속 유입되고 락인(lock-in·잠금)효과로 매출이 늘었다”며 “하지만 일회성 주식보상비용과 일반 관리비 증가로 손실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쿠팡에 따르면 주식보상비용은 약 980억원 정도다. 이 회사는 지난 2월 정직원과 물류센터 계약직 직원 모두에게 1인당 200만원 상당의 주식을 무상 증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쿠팡이 화려하게 뉴욕 증시에 입성했지만 1분기에 적자 폭이 커지면서 언제쯤 이익을 남길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도 커지고 있다.


상장 직후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은 ‘언제 이익을 낼 것인가’란 질문에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지난해 말 기준 약 160조원으로 추정되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1위는 쿠팡이 아닌 17%를 점유한 네이버다. 뒤이어 쿠팡(13%), 이베이코리아(12%), 11번가(6%), 롯데온(5%) 순이다.


또 현재 매각 절차가 진행 중인 이베이코리아를 누가 인수하느냐에 따라 이커머스 시장 판도는 다시 한번 요동치게 된다. 쿠팡이 손쉽게 이익을 낼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는 얘기다.

주가도 약세다. 쿠팡은 12일(현지시각) 전날보다 2.54% 하락한 35.3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상장 직후 69달러까지 치솟았던 주가가 공모가(주당 35달러) 수준으로 하락했다.


업계에선 국내 ‘서학 개미(해외 주식을 가진 개인 투자자)’들이 약 1000억원어치의 쿠팡 주식을 보유 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쿠팡의 주가 흐름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서학 개미들의 시름도 깊어질 전망이다.


지난달 JP모건을 비롯한 글로벌 투자은행들도 쿠팡 투자와 관련 ‘중립(Neutral)’의견을 낸 바 있다. 미국 이커머스 시장을 지배하는 아마존 등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고평가 됐다는 게 이유다.


김익성 동덕여대 교수(한국유통학회 명예회장)는 “상장 직후 쿠팡 주가는 거품이 낀 측면이 있었다”며 “수익 부진과 치열해진 시장 경쟁, 정부의 이커머스 규제 드라이브가 주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류와 배송에 지속적으로 투자를 해야 하는 업계 특성상 쿠팡은 단기간에 이익을 보기 어려운 구조고,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해 덩치를 키운 경쟁사들이 출몰할 경우 쿠팡의 흑자 전환 시기도 멀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희망적인 부분은 있다. 쿠팡의 올 1분기 활성 고객 수(Active Customer)는 1600만명에 달한다. 전년 동기보다 21% 늘었다.


활성 고객은 올 1분기 동안 1회 이상 쿠팡에서 구매한 소비자를 뜻한다. 쿠팡 측은 “우리나라 경제활동인구(2800만명)의 절반 이상이 쿠팡 고객인 셈”이라고 밝혔다.


활성 고객 1인당 구입액은 262달러(29만원)로 지난해 1분기보다 44%가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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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