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은행 가계대출이 전달 대비 16조원이상 증가했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 증가다.

정부가 가계부채 대책까지 내놨지만, 가계부채는 브레이크가 없는 폭주기관차처럼 늘고 있는 것이다.

특히 4월 가계대출은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공모주 청약 등을 위한 '빚투' 신용대출이 크게 증가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1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4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4월 말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025조7000억원으로 전달보다 16조1000억원 증가했다.

관련 속보를 작성한 지난 2004년 이래 가장 크게 증가한 규모로 '빚투'와 '영끌'로 대출 증가액이 최고치에 달했던 지난해 11월 증가액(13조7000억원)을 훌쩍 넘었다.

이 같은 증가는 지난달 28일과 29일 진행된 SKIET 공모주 청약 관련 자금수요가 일시적으로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SKIET 청약증거금은 80조9000억원으로 일반 공모주 증거금 최대 기록을 세웠다. 실제 4월 기타대출은 통계 이래 역대 최대폭인 11조8000억원이 증가했다.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증가 규모가 큰 폭 확대됐는데 이 중 9조원대가 SKIET 청약자금이라는 추정이다. 한도가 정해진 마이너스통장 등 한도대출 방식으로 대출됐으며,

청약 일정이 월말 통계 시기와 맞물리면서 가계대출 증가액에 크게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5월 현재는 대부분 상환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전달보다 4조2000억원 증가했다. 주택매매와 전세거래 관련 자금수요가 지속됐지만 주택 입주물량 감소 등으로 집단대출을 중심으로 전월(5조7000억원)보다 증가폭이 축소했다.

전세자금 대출 증가액은 2조7000억원으로 전달(2조8000억원)보다 다소 줄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2조5000억원)보다는 증가했다.

박성진 한국은행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4월 가계대출은 공모주 청약으로 일시적으로 크게 증가했지만 5월에는 공모주 청약자금이 상환되면서 어느 정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3월에도 주택거래량이 다소 늘어나는 등 주택매매와 전세 관련 자금수요가 지속되고, 지난달 29일 금융위원회가 가계부채관리방안 등 대출규제 정책을 내놓으면서 제도 시행 이전에 일부 주택자금 대출수요가 있을 수 있어 주담대는 최근의 증가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4월 중 은행 기업대출(원화)도 중소기업대출을 중심으로 증가 규모가 확대돼 11조4000억원이 증가했다. 중소기업대출은 은행·정책금융기관의 금융지원이 지속되는 가운데 부가가치세 납부 관련 자금수요 등으로 9조5000억원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