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외국계 기업 채용·투자동향 조사
외국계 투자기업(외투기업)의 10곳 중 1곳만이 올해 채용을 늘릴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얼어붙은 국내 고용시장에서 외투기업 채용도 당분간 한파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경련은 종업원 수 100인 이상 외투기업을 대상으로 '한국진출 외국계 기업 채용‧투자 동향'을 조사한 결과 외투기업 10곳 중 1곳만이 올해 채용을 늘리겠다고 응답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는 코로나19가 발생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외투기업도 코로나 영향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채용계획을 묻는 질문에 외투기업은 신규채용을 늘리겠다는 답변이 지난해 9.1%, 올해 11.6%로 미세한 상승이 있었으나 여전히 10% 내외에 머물렀다. 지난해 채용실적이 줄었다고 응답한 기업이 26.7%에 달한 만큼 이에 따른 기저효과를 기대할만도 하지만 올해 채용을 늘리겠다는 외투기업 비율은 여전히 소규모인 것이다.
다만 전경련은 대다수 외투기업(84.2%)이 신규채용에 있어 큰 변화가 없는 가운데 올해 채용을 줄이겠다는 기업(4.2%)이 지난해(26.7%)에 비해 줄어든 점이 그나마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올해 채용인원을 늘릴 계획이라고 답한 외투기업은 한국 내 매출증가(47.2%), 이직에 따른 업무공백 보완(30.6%)을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외투기업이 신규채용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인은 ‘매출 증가’라고 답해 향후 한국시장내 매출이 늘어야 고용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외투기업의 신규채용은 코로나19 팬데믹 발생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 평균 4.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지만 올해는 전년대비 평균 2.4% 늘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신규채용 계획을 세웠거나 이미 채용한 외투기업들은 신입 대 경력 채용비중을 40.2%대 59.8%로 응답해 경력채용 비중이 신입보다 약 50%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외투기업들의 신규채용 중 이공계 비중은 54.8%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외투기업들은 여직원을 30.2% 선발할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국내 주요 기업들의 여직원 채용비중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2019년 상반기 국내기업의 대졸 여성비중은 27.1%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 응답한 외투기업들은 한국정부, 국회가 일자리창출을 위해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정책에 대해 규제완화를 통한 기업투자 활성화 유도(38.2%), 고용증가 기업 세제혜택 등 인센티브 확대(30.3%), 탄력근로제 활용 등으로 추가고용 유도(13.5%), 공공부문 중심의 일자리 확대(10.4%), 혁신산업 출현을 위한 제도적 지원(7%), 기타(0.6%) 순으로 답해 규제완화가 기업투자를 활성화시키고 결국 일자리창출로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다수 외투기업들(85%)은 올해 한국투자에 있어서 큰 변화가 없다고 답한 가운데 줄이겠다(8.4%)는 응답이 늘리겠다(6.6%)보다 높게 나왔다. 또한 올해 외투기업 전체의 한국 내 투자는 지난해에 비해 0.4% 감소할 것으로 조사됐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한국진출 외국계 투자기업의 채용시장은 코로나19의 여파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투자나 매출이 늘어야 채용도 늘어나는데 외국계 투자기업 중 올해 투자를 늘린다는 기업보다 줄인다는 기업이 많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이어 "우리정부와 국회는 외국계 투자기업들이 일자리창출을 위해 규제완화를 통한 기업투자 활성화를 원한다는 점을 귀담아 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매일한국,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세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