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품업체에 책임 미루다 여론 악화에 회수 결정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오뚜기는 지난 1월 A업체가 중국산 미역 혼입과 관련해 해경 수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했다. 또 이 과정에서 오뚜기 관계자 역시 사건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그러나 오뚜기는 최근 언론보도를 통해 사건이 알려지기 전까지도 제품 회수 등 일체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은 이 사실을 약 두달여간 몰랐고 또 오뚜기 제품을 구입했다.
오뚜기가 이번 사건을 알면서도 제품 회수 등의 조치를 검토하지 않았던 정황은 또 있다.
이날 오뚜기는 홈페이지에 사과문과 제품회수 내용을 공지했지만, 해당 사건과 관련한 A업체는 이 사실을 통보받지 못했다. 오뚜기가 급하게 회수 결정을 했기 때문이다.
오뚜기에 미역을 납품하는 A업체 책임자급 직원은 "제품 전량 회수와 관련해 오뚜기로 부터 일체의 내용을 전달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특히 오뚜기는 이번 사건이 알려지고도 원산지표시 위반은 "확정된 바 없다"고 해명하며 납품업체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사과문에서도 3개 업체로부터 미역을 공급받고 있고 이 중 1개 업체가 원산지표시 위반 등의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고 적었다.
오뚜기 측은 이날 오전까지만해도 "납품업체는 믿을 만한 곳"이라고까지 설명했다.
이 때문에 오뚜기가 자사 이미지를 지키기 위해 납품업체와 상의 없이 뒤늦게 제품 회수를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사과문을 올려 의혹을 기정사실했다는 비판도 이어진다.
오뚜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납품업체의 문제"라면서도 "소비자 불안감 해소 차원에서 회수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소비자들 역시 오뚜기에 대한 실망감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일부 소비자는 "미역은 오뚜기만 먹었는데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고 항의하는가 하면, "불매운동을 하겠다"는 일부 소비자도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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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