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제도화 수순 아니다.. 거래소, 9월까지 영업현황 신고"
최근 가상화폐 시장이 다시 주목받는 가운데 오는 3월부터 가상자산사업자에게 자금세탁방지 의무를 부과하는 내용의 개정 ‘특정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특금법)이 시행된다. 이에 따라 가상화폐 거래소들은 9월까지 영업 현황을 신고해야 한다. 다만 금융 당국은 특금법 시행이 가상화폐 제도화 수순은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25일 당국 관계자에 따르면 가상자산사업자 신고와 관련해 구체적인 방법 등이 담긴 매뉴얼 개발은 마무리 단계이며 조만간 배포될 예정이다. 가상화폐 거래소는 3월 25일부터 해당 매뉴얼에 따라 당국에 영업신고를 진행하면 된다.
특금법이 시행되면 가상자산사업자에게 고객 확인, 의심·고액 거래보고 등 자금세탁방지 의무가 부과된다. 가상자산사업자는 실명확인 입출금계좌를 발급받기 위해 은행으로부터 자금세탁 행위의 위험도 식별·분석·평가를 받아야 한다. 앞서 특금법에서 사업자에게 실명 계정을 통한 금융거래를 의무화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불법 거래, 사기 경력이 있거나 보안에 취약한 거래소는 퇴출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당국은 가상화폐 제도화에 대해선 계속 선을 긋고 있다. 애초에 가상화폐 시장을 독립된 업종으로 보지 않기 때문에 인허가가 아닌 신고제를 진행하는 측면도 있다. 당국 관계자는 “가상화폐 제도화와 관련해선 범정부, 국회 차원에서 긴 시간 논의가 필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이전에도 특금법 시행이 가상자산 제도화를 뜻하는지 묻는 질문에 “특금법은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 권고에 따라 자금세탁방지 의무를 부과하는 것일 뿐 제도화는 아니다”고 답했다. 제도화 과정에는 설립 인허가, 자본금 규제, 영업행위 규제, 투자자 보호 등이 모두 포함돼야 한다는 게 금융위의 설명이다.
업계에선 가상자산이 특금법 적용을 받는 데다 내년부터 소득세도 부과되는데 제도권이 아니라는 정부 입장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지난달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2022년부터 가상화폐로 연 250만원을 초과한 소득을 내면 20%의 세금을 매기는 내용의 세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특금법이 시행되면 감독기관 재량으로 가상화폐 거래소에도 얼마든지 제재가 들어갈 수 있는데, 제도권에 넣을 수 없다는 건 어불성설”이라며 “투자자 사이에서도 비트코인 등을 금융상품으로 인정하지 않으면서 세금을 걷는 것에 대해 불만이 많다”고 말했다. 한편 가상화폐 대표 주자인 비트코인은 26일 오후 5시 기준 3500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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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차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