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3일 0시를 기준으로 독감 백신을 접종한 뒤 숨진 사람이 전국적으로 32명이라고 밝혔다. 이에 질병관리청은 전문가 회의를 열고 예방접종 유지 여부를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정부가 23일 집계한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자는 모두 32명으로 하루 전인 22일 0시 기준 12명보다 20명이 늘었다.
하지만 질병관리청은 아직 백신과의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은 만큼 예방접종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실제 지난 16일 숨진 인천 고교생의 경우 아직 사망 건수에 포함돼 있지만, 부검을 실시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사인이 백신 접종과 무관하다”는 감정 결과를 경찰에 통보한 상태이다.
또 백신 접종으로 인한 ‘아나필락시스 쇼크’ 가능성이 제기됐던 대구와 목포의 사망자도 백신과는 무관한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다른 사망 사례의 경우 아직 부검 등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으로 결과는 더 지켜봐야 한다.
한편, 대한의사협회는 22일 백신의 안전성 검증을 위해 일주일간 접종을 잠정 유보하자고 제안을 했다.
서울 영등포구 보건소 등 일부 지자체들도 관내 의료기관에 접종 보류를 권고한 상태다.
질병관리청은 이날 오전 ‘예방접종 피해조사반회의’와 ‘예방접종 전문위원회’를 개최해 백신 접종의 지속 여부를 추가로 협의하고 있다.
한편 정세균 국무총리도 “어르신을 중심으로 독감예방 백신을 접종받은 후 사망하는 사례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며 “방역당국은 예방접종과 사망과의 인과관계를 하나하나 철저히 규명하고 진행상황을 그때그때 투명하게 밝혀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정 총리는 이날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중대본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갑작스럽게 소중한 가족을 잃은 유족분들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 같이 말했다.
정 총리는 “현재까지 전문가들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예방접종과 사망과의 연관성은 낮다고 발표했지만 많은 국민들이 불안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과학의 영역에 속하는 문제는 전문가의 판단을 믿고 따라야 할 것”이라며 “질병관리청은 이 분야의 전문가들과 긴밀히 협의해 국민들이 안심하고 예방접종을 받을 수 있도록 충분한 조치와 신속한 설명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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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환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