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가구 늘고 주택 거래 줄어 ‘찬바람’ 맞은 제주 집값

▲ 한동안 상승세를 이어가던 제주 아파트값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한동안 날개를 달았던 제주 부동산 시장에 이상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도심 주요 단지 매매가가 수억원씩 떨어지면서 하락세가 지속될지 관심이 쏠린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제주시 대장주로 꼽히는 노형동 ‘노형2차아이파크(174가구, 2014년 입주)’ 전용 115㎡는 최근 11억4500만원에 실거래됐다. 지난해 8월 매매가(13억1000억원)와 비교하면 1억7000만원가량 떨어진 가격이다. 머지않아 10억원 선이 붕괴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제주 도남동 ‘도남e편한세상1차(467가구, 2005년 입주)’ 전용 103㎡도 지난 8월 6억1500만원에 주인을 찾았다. 지난해 4월 실거래가(7억1000만원) 대비 1억원가량 낮아졌다.

제주 아파트값이 하락세를 보이는 것은 미분양 물량이 넘쳐나면서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7월 기준 제주도 미분양 주택은 2358가구로 6월보다 20.7%(404가구) 증가했다. 제주에서 미분양 주택이 2000가구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도 803가구에 달한다.

전국 미분양 주택이 감소세를 보이는데도 제주 미분양 가구가 오히려 늘어난 것은 신규 분양 시장에 찬바람이 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이후 제주에서 분양한 단지 9곳이 모두 청약 미달 사태를 맞았다.

덩달아 기존 주택 거래도 급감했다. 7월 제주도 주택 거래량은 490건에 그쳐 전년 동기(584건) 대비 16.1% 감소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한동안 서울, 수도권 투자 수요가 몰리며 제주 아파트값이 급등했지만 최근 분위기가 180도 달라졌다”며 “분양 시장이 극심한 침체를 보이면서 거래가 끊기고 매매가도 하락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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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