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온에 노출된 것으로 의심돼 접종이 중단된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을 맞은 사람이 모두 407명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전국 10개 시도에 걸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양동교 질병관리청 의료안전예방국장은 28일 충북 오송 질병청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현재 조사를 진행 중인 백신의 접종 건수는 현재까지 총 10개 지역에서 407건이다”고 밝혔다.
지역별로 보면 전북이 179명, 부산 75명, 경북 52명, 전남 31명, 인천 30명, 서울 20명, 충남 13명, 대전·제주 각 3명, 충북 1명 등이다.
질병청은 이중 접종을 받은 1명이 주사 부위에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독감백신 사태는 전국적으로 무료 백신을 접종하려던 질병관리청이 갑자기 공급 중단을 선언하면서 시작됐다. 백신이 배송되는 과정에서 일부 물량이 상온에 노출됐기 때문이다.
백신 수송을 맡은 ‘신성약품’은 올해 처음으로 독감 백신 조달 계약을 따냈으며, 경험 및 준비 부족으로 이번 사태가 발생했다.
이 회사는 냉동차에서 냉장차로 백신을 옮겨 싣는 배분 작업을 야외에서 진행하면서 차 문을 열어두거나 백신 제품을 판자 위에 일정 시간 방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질병청은 올해 조달 입찰이 지연되면서 이 업체가 냉장유통 준비를 충분히 못한 상태로 계약을 체결한 데다, 백신 배송에 대한 경험 부족으로 상온 노출 문제가 빚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질병청은 이 업체가 제조사로부터 백신을 받아 보건소와 병원에 배송하는 과정에서 일부 물량을 상온에 노출했다는 신고를 받고 21일 긴급하게 국가접종사업을 중단했다.
질병청은 해당 백신의 사용 중단을 발표한 직후 '문제가 된 백신을 접종한 사람은 없다'고 발표했지만, 지난 25일 이후부터 105명→224명→324명→407명 등 조사가 진행될수록 접종자 숫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어 국민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상온 노출이 의심돼 사용이 중단된 백신 물량은 총 578만 명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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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환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