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온 노출 변질된 ‘독감 백신’ 105명 이미 접종… 질병청 “이상 증세 아직 없어”

▲ 정은경 질병관리청장.

유통 과정에서 냉장 상태가 아닌 상온에 노출돼 사용이 잠정 중단된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이 100여 명에게 이미 접종된 사실이 확인됐다.

질병관리청(질병청)은 25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브리핑을 열고 “상온에 노출된 문제 백신의 접종 현황을 조사한 결과 105명이 접종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질병청은 “현재까지 접종을 한 사람 가운데 이상 반응을 보인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으며, 지속해서 모니터링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전국적으로 무료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을 접종하려던 질병관리청이 갑자기 공급 중단을 선언한 것은 백신이 배송하는 과정에서 일부 물량이 상온에 노출됐기 때문이다.

백신 수송을 맡은 ‘신성약품’은 올해 처음으로 독감 백신 조달 계약을 따냈으며, 경험 및 준비 부족으로 이번 사태가 발생했다.

이 회사는 냉동차에서 냉장차로 백신을 옮겨 싣는 배분 작업을 야외에서 진행하면서 차 문을 열어두거나 백신 제품을 판자 위에 일정 시간 방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질병관리청은 올해 조달 입찰이 지연되면서 이 업체가 냉장유통 준비를 충분히 못한 상태로 계약을 체결한 데다, 백신 배송에 대한 경험 부족으로 상온 노출 문제가 빚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그간 백신을 조달했던 업체들이 ‘입찰방해’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는 바람에 제조사로부터 백신 공급 확약서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는 사정이 생겼고, 제조사 대부분으로부터 확약을 받은 신성약품이 당시 질병관리본부로부터 계약을 따냈다.

현재 상온 노출로 문제가 된 물량은 신성약품이 조달한 총 1259만 도즈(1회 접종분)다. 이 중 500만 도즈는 이미 의료기관에 배송된 상태다.

질병관리청은 이 업체가 제조사로부터 백신을 받아 보건소와 병원에 배송하는 과정에서 일부 물량을 상온에 노출했다는 신고를 받고 21일 긴급하게 국가접종사업을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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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환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