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분양은 옛말"...갈수록 오르는 아파트 분양가 어쩌나

▲ 대구의 월별 분양권 전매가 2년2개월 만에 500건 이상 거래됐다. 사진은 부동산중개업소에 매물 안내문이 붙어 있는 모습.
전체 분양 아파트에서 분양가 6억원 이하 비중이 줄어들고 있다.


고금리, 공사비 인상, 고분양가 규제 완화 등의 여파로 분양가가 오르고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분양가 부담을 상쇄할 만한 입지나 저렴한 공공분양으로 청약 수요가 몰릴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분양 28%가 분양가 6억 이상

14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이달 6일까지 청약접수가 완료된 민간분양 아파트의 일반공급 물량은 3만3925가구로 조사됐다. 분양가 구간별로 △6억원 이하 2만4412가구(72.0%) △6억원 초과 9억원 이하 6,560가구(19.3%) △9억원 초과 15억원 이하 2,666가구(7.9%) △15억원 초과 287가구(0.8%) 순이다.


6억원 이하 아파트 가구 비중은 분양가상한제 등 고분양가 규제가 시행된 2021년 90.5%를 기록한 후 지난해 76.8%, 올해 72.0%로 낮아졌다.

반면 6억원 초과한 가격 구간대의 비중은 커졌다. 고금리, 고물가, 공사비 인상과 함께 연초 전방위적 규제 완화로 사업주체의 가격 책정에 운신의 폭이 넓어진 것이 분양가 상승을 견인한 원인으로 풀이된다.

민간분양 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가(일반공급 가구 기준)가 △2021년 1467만원 △2022년 1729만원 △2023년 1908만원으로 상승세다.


분양가 상승세에도 최근 수도권 중심으로 청약 수요가 확대되는 분위기다. 분양가 상승이 기정 사실화되면서 가격 수용 폭이 넓어진 데다 추첨제 물량 증가, 전매제한 완화 등으로 가점이 낮은 젊은 수요층이나 가수요의 청약 문턱이 낮아진 영향도 크다.

입지 좋은 분양단지 수백대 1 기록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11일 진행된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롯데캐슬 하이루체' 1순위 청약에서 88가구 모집에 2만1322명이 몰렸다.
평균 경쟁률은 242대1로 1순위 청약 기준으로 올해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나홀로 단지도 좋은 성적을 거뒀다. 11일 1순위 청약을 받은 서울 강동구 '둔촌 현대수린나'의 경우 18가구 공급에 665명이 몰려 36.9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단지는 브랜드 아파트가 아니고 1개동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분양가가 오른 만큼 청약 수요는 입지가 좋은 단지 및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공공분양에 더 몰릴 것으로 봤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가격 부담이 커진 만큼 이를 상쇄할만한 매력이 큰 아파트로의 선별청약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이며, 소득 및 자산 수준이 낮은 젊은 층을 중심으로 공공분양, 사전청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전망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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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