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인(집주인)과 임차인(세입자) 간 균형잡힌 권리관계를 만들고 전월세 시장의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마련된 개정 ‘주택임대차보호법’은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 도입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임차인의 계약갱신청구권을 보장, 임대차 보장기간을 현행 2년에서 4년으로 연장할 수 있게 했다. 또 전월세상한제를 연계 도입해 계약갱신 시 임대료나 보증금을 5% 이상 올리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아울러 정부는 처음 시행하는 계약갱신청구권 등에 대한 국민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개정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대한 해설집을 배포했다. 정책브리핑이 해설집 내용을 토대로 국민들이 헷갈려하는 내용을 질문답변 형식으로 정리했다.
- 계약갱신요구권의 행사는 언제부터 할 수 있나요?
▶기존 세입자는 임대차계약의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까지 기간에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1개월 전까지’의 기간을 계산할 때에는 초일불산입원칙(기간을 계산할 때 첫날을 산입하지 않는다는 원칙)에 따라 계약만료일 1개월 전에 해당하는 날의 0시 전까지 임대인에게 계약갱신의 의사가 도달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올해 10월 30일에 만료되는 임대차계약의 경우 1개월 전인 9월 30일 0시(9월 29일 24시)전까지 집주인에게 계약갱신의 의사가 전달돼야 합니다. 오는 12월 10일 이후 최초로 체결 혹은 갱신되는 임대차계약은 임대차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의 기간에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 세입자에게 총 몇 회의 계약갱신요구권이 부여되나요?
▶ 계약갱신요구권은 1회에 한해 행사할 수 있으며 이 경우 갱신되는 임대차의 존속기간은 2년으로 봅니다.
- 계약갱신요구권 행사에 별도의 방식이 있나요?
▶ 행사방식에는 특별한 제한이 없습니다. 구두, 문자메시지, 이메일 등의 방법이 모두 가능합니다. 하지만 분쟁예방을 위해서는 내용증명 우편 등 증거를 남길 수 있는 방법을 활용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 묵시적 갱신도 갱신요구권 행사로 보나요?
▶ 그렇지 않습니다. 계약이 묵시적으로 갱신된 경우에는 갱신요구권 행사로 보지 않습니다. 계약갱신요구권 행사는 해당 권리를 행사한다는 명확한 의사표시를 한 경우에 인정됩니다. 묵시적 갱신은 집주인과 세입자가 기존 계약을 종료하거나 조건을 변경한다는 등의 통지를 하지 않은 경우 기존의 임대차와 동일한 조건으로 다시 임대차가 이루어진 것으로 보는 제도입니다.
- 집주인과 세입자가 사전에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약정을 한 경우 유효한가요?
▶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하는 사전 약정은 효력이 없습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세입자에게 인정되는 권리를 배제하는 약정은 법 제10조에 따라 인정하지 않습니다.
- 임대차 계약을 최초에 체결할 때 계약 기간을 1년으로 했는데 1년 이상 거주하고 싶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 주택임대차보호법에서 2년 미만으로 정한 임대차기간은 그 기간을 2년으로 보기 때문에 계약기간을 1년으로 정했어도 임대차기간 2년은 법에 의해 보장됩니다. 이 경우에도 2년의 임대차 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까지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 계약갱신 시 임대료 상한 5%의 의미는 집주인이 요구하면 무조건 5%를 올려줘야 한다는 뜻인가요?
▶ 그렇지 않습니다. 5%는 임대료를 증액할 수 있는 상한일 뿐, 집주인과 세입자는 그 범위 내에서 얼마든지 협의를 통해 임대료를 정할 수 있습니다.
- 세입자의 동의가 없으면 계약갱신 때 임대료를 못 올리나요?
▶ 그렇지 않습니다. 계약갱신 시 집주인과 세입자가 협의를 통해 기존 임대료의 5% 범위 내에서 올릴 수 있습니다. 당사자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집주인은 주택에 대한 조세, 공과금, 그 밖의 부담 증감이나 경제사정의 변동으로 인해 임대료를 증액해야 한다고 요구할 수 있습니다.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 집주인이나 세입자가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 신청을 하거나, 법원에 차임증감청구 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이는 집주인이 증액요구를 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세입자가 감액요구를 하는 경우에도 적용됩니다.
- 집주인과 세입자가 합의해 5%를 초과하는 갱신계약을 체결할 수 있나요?
▶ 세입자가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하지 않는 경우 가능합니다. 계약갱신요구권의 행사 여부는 세입자의 의사에 달려 있습니다. 세입자가 이를 행사하지 않고 집주인과 합의 하에 5%를 초과해 임대료를 인상하는 새로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이 경우 세입자는 차후에 계약갱신요구권을 한 차례 행사할 수 있습니다.
- 개정된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시행되기 전 이미 임대료를 5% 넘게 증액해 계약 연장 합의를 한 경우, 세입자는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해 임대료를 5% 범위내로 조정할 수 있나요?
▶ 가능합니다. 법 시행 전에 이미 계약연장 합의가 있다 하더라도 세입자는 계약갱신요구권을 쓰면서 임대료를 5% 범위내로 조정할 수 있습니다. 혹은 5%를 초과하는 금액으로 합의한 연장계약을 그대로 유지하되, 그 계약의 만료 시점에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해 5% 범위에서 임대료 증액 후 2년 동안 추가로 거주할 수도 있습니다.
- 집주인이 본인이나 직계 존비속의 직접 거주를 이유로 계약 갱신을 거절했지만 이후 제3자에게 임대를 한 경우에는 어떻게 되나요?
▶ 갱신요구가 거절되지 않았다면 계약이 갱신됐을 기간, 통상 2년이 지나기 전에 제3자에게 임대한 경우 원칙적으로 집주인은 종전 세입자가 본 손해를 배상해야 합니다. 다만, 예외적으로 정당한 사유가 존재하는 경우에는 손해배상 책임을 면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정당한 사유란 갱신거절 당시 예측할 수 없었던 사정으로 제3자에게 임대를 할 수밖에 없는 불가피한 사유를 의미합니다. 실거주하던 직계존속이 갑자기 사망한 경우, 실거주 중 갑자기 해외 주재원으로 파견되는 경우 등이 이에 해당될 수 있습니다.
- 집주인이 실거주를 이유로 갱신거절을 한 후 공실로 비워 둔 경우 주택임대차보호법 위반으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해야 하나요?
▶ 주택을 공실로 비워둔 것이 실거주 의사가 없이 허위로 갱신을 거절한 것으로 판단될 경우에는 책임을 져야 합니다. 하지만 집주인이 입주하기 전에 주택수선이나 인테리어 공사를 하는 경우나 거주하던 직계존속이 사망한 경우 등 불가피하게 일시적으로 공실로 둘 수밖에 없는 이유가 인정되면 손해배상 책임을 면할 수 있습니다.
- 계약갱신요구권 행사 시 전세→ 월세 전환이 가능한가요?
▶ 갱신되는 임대차는 전 임대차와 동일한 조건으로 다시 계약된 것으로 보므로 전세→ 월세 전환은 세입자의 동의가 없는 한 곤란합니다. 다만, 동의에 의해 전환하는 경우에도 주택임대차보호법 제7조의2에 따른 법정 전환율 규정이 적용됩니다. 보증금의 전부 또는 일부를 월 단위 차임으로 전환하는 경우 그 전환되는 금액에 10%와 ‘기준금리(현 0.5%) + 3.5%’ 중 낮은 비율을 곱한 월차임의 범위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결정됩니다.
- 법인이 세입자인 경우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적용되나요?
▶ 법인이 세입자인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적용되지 않습니다. 법인은 주민등록을 자신의 명의로 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사원 명의의 주민등록으로 대항력(이미 발생하고 있는 법률관계를 제3자에 대하여 주장할 수 있는 효력)을 갖춰도 이를 법인의 주민등록으로 인정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다만, 예외적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와 주택사업을 목적으로 설립된 지방공사, ‘중소기업기본법’ 제2조에 따른 중소기업에 해당하는 법인이 세입자인 경우에는 일정 요건 하에 대항력이 인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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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환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