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기준금리 1.25%로 오른다"..코로나 이전 수준 회복

전문가 10인 전원 "1월 기준금리 0.25%p 오른다"
"대선 직전인 2월보다는 1월 인상 가능성이 더 크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1월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증권사 전문가 10인 모두 0.25%포인트(p) 인상을 내다봤다. 현행 1.00% 기준금리가 1.25%로 오르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으로 복귀할 거란 관측이다.

9일 국내 증권사 소속 전문가 1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이들 모두는 오는 14일 열리는 금통위 정례회의에서 현행 1.00%의 기준금리가 0.25%포인트(p) 인상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1월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추가로 오르면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1.25% 수준으로 다시 돌아가게 된다.

앞서 금통위는 2020년 3월 코로나19발(發) 금융시장 패닉을 진정시키기 위해 '빅컷'(0.50%p 인하)을 전격 단행, 기준금리를 1.25%에서 0.75%로 낮췄다. 같은해 5월에는 0.50%로 0.25%p 추가 인하했다. 이어 이듬해인 2021년 8월 금통위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75%로 0.25%p 전격 인상했으며, 11월에는 1.00%로 올렸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올해 1분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해 놓은 상태다. 지난해 11월 금통위 정례회의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2022년 1분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과 관련해 "1분기의 경제 상황에 달려있겠지만 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필요는 없다"면서 여지를 열어뒀다.

올 1분기 금통위 회의로는 1월 14일, 2월 24일이 예정돼 있다. 그런데 3월 대선을 앞두고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금통위의 부담이 커질 것을 감안할 때 직전인 2월보다는 1월 인상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국내외 경제 상·하방 리스크가 혼재해 있긴 하지만 기존 전망경로를 크게 벗어날 만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지속되고 있으며 금융불균형 누적 위험에 대응할 필요도 여전히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이어 "3월초 대선 직전에 열리는 2월보다는 1월 인상 가능성이 크고 시그널도 충분했다"고 전했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도 "2월은 대선을 앞두고 불확실성이 높으며 현재 인플레이션 우려도 높은 상황이라 1월이 기준금리 인상의 적기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금통위가 지난해 8월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앞으로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점진적'으로 조정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가, 10월에는 '점진적'이라는 단어를 빼고 '적절히'로 바꿔 넣은 것을 두고서도 전문가들은 "금통위가 기준금리 연속 인상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풀이했다.

기준금리 동결과 인상을 차례로 반복하며 조금씩 앞으로 나아간다는 뜻으로 통하던 '점진적'이라는 단어가 없어지면서 지난해 11월에 이어 곧바로 열리는 1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오를 여지가 커졌다는 설명이다.

대외적인 금리 인상 압력도 커지고 있다. 인플레이션 위협에 쫓기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르면 3월부터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급부상하고 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대내적으로 금융불균형 요인이 일부 완화되긴 했지만 경기가 완전히 개선되지 않았으며 물가 압력과 대외적인 통화정책 압박도 커지고 있어서 금통위가 이번달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번달 이후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전망이 엇갈렸다. 전문가 10명 가운데 7명은 금통위가 올 하반기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려 연말까지 1.50%가 될 거라고 관측했으나, 3명은 금통위가 1월 1.25%의 기준금리를 연말까지 계속 끌고 갈 거라는 의견을 내놨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상 과정에서 가계 대출금리가 대출 총량규제 등으로 인해 이미 상당한 수준 이상으로 상승했다"며 "통화당국이 당초에 의도했던 목적에 부합하는 결과가 확인되고 있는 만큼 정상화 목적의 기준금리 인상은 1월 인상을 통해 마무리됐다고 판단된다"고 전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의 금리인상 시기가 앞당겨질 경우 우리나라 역시 올해 1월에 이어 하반기에 추가로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상해 연말까지 1.75%로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나 대선 이후 대규모 추경이 편성돼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지고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원화 가치가 약세 압력을 받으면 금리 인상 사이클은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수출 증가율이 한 자릿수로 하락하고 물가상승률 역시 2%대 중반까지 내려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차기 정부가 출범 직후 경기 부양에 나설 경우 정책 공조를 해야하는 금통위 입장에서 추가 기준금리 인상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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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