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에 풀린 돈 3412조원…전월 이어 또 '사상 최대'

한국은행, 12일 '2021년 6월 중 통화 및 유동성' 발표

▲ [사진=공동취재단]
시중에 풀린 돈이 6월 한달 사이에만 27조원 가까이 불어나며 사상 처음 3400조원을 넘어섰다. 부동산 관련 자금수요가 이어지면서 가계 중심 자금조달이 늘어난 데 따른 영향이다.

1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6월 중 통화 및 유동성'에 따르면 지난 6월 통화량(M2 기준)은 3411조8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26조8000억원(0.8%) 증가했다. 지난 5월 사상 최대치(3385조원)를 기록한 데 이어 불과 한 달 만에 또다시 그 기록을 경신한 것이다.

광의통화(M2)란 넓은 의미의 통화량 지표다. 현금과 요구불예금, 수시입출금 예금 등 당장 현금처럼 쓸 수 있는 돈뿐 아니라 머니마켓펀드(MMF), 2년 미만 정기 예적금, 수익증권, 양도성예금증서(CD), 환매조건부채권(RP) 등 쉽게 현금화할 수 있는 단기 금융상품까지 포함된다.

6월 통화량 증가폭은 지난 2002년 통계 작성 이후 사상 최대였던 지난 4월(50조6000억원)보다 낮은 수준이지만 전체 통화량 규모를 놓고 보면 1년 전과 비교해 334조원(10.9%)이 늘었다. 그만큼 시중에 풀린 돈이 많아졌다는 의미다.

경제주체별로는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관련 통화량이 전월(6조7000억원)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14조3000억원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계대출 증가세는 부동산 수요가 견인했다. 한은은 주택 매매와 전세 거래 등에 따른 대출자금 수요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했다.

기업 통화량 증가규모 역시 전월(4조1000억원)보다 많은 7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중소기업 대출이 늘어난 데다, 자금조달여건 개선에 따른 회사채 발행 및 유상증자 증가 등이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한 달 전 15조7000억원의 증가세를 보였던 기타금융기관 통화량은 6월 들어 4조6000억원 감소했다. 이는 지난 4월 대규모로 유입됐던 공모주 청약 관련 자금이 점차 회수되면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상품별로 보면 요구불예금(11조2000억원), 2년 미만 정기예적금(8조3000억원), 수익증권(5조2000억원) 등이 증가했다. 반면 기타금융기관과 기업 등을 중심으로 한 MMF(-6조6000억원)가 감소했다.

한편 단기자금 지표인 M1(협의통화)은 1281조5000억원으로 전월대비 1.3% 늘었다. M1은 언제든 현금화가 가능해 높은 수익률을 좇아 움직이기 쉬운 자금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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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