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가 미래 수익원으로 주목하고 있는 ‘카드론(장기카드대출)’ 잔액이 2분기에도 빠른 증가세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7개 전업 카드사의 합산 잔액이 ‘34조원’을 넘어섰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는 하반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2분기부터는 고신용자 유입 비중이 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26일 각사 공시 자료에 따르면, KB국민·우리·하나카드 등 3곳의 카드론 합산 잔액은 11조998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10조7462억원)보다 11.7%나 증가한 수준이다. 작년 말(11조2026억원)과 비교해봐도 8000억원 가까이 늘었다.
가장 증가폭이 컸던 곳은 ‘우리카드’다. 이 회사의 카드론 잔액은 작년 2분기 2조8400억원에서 올 2분기 3조4140억원으로 20% 넘게 늘었다. 이외 국민카드(5조3452억원→5조8735억원)는 9.9%, 하나카드(2조5610억원→2조7110억원)는 5.9%의 증가율을 각각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전업 카드사의 상반기 총 잔액이 34조원을 넘길 거란 관측이 나온다. 지난 1분기 말 기준 합산 잔액은 33조1788억원이었다. 여기에 3개 카드사의 전분기 대비 증가액(3305억원)을 더하면 규모는 33조5093억원까지 커진다. 신한·삼성·현대·롯데 등 나머지 4곳의 증가액이 4907억원에만 달해도 이 수치는 달성 가능한 셈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지난 1분기 말 기준으로) 나머지 4곳이 전체 잔액 중 차지하는 비중은 65%에 이르렀다”며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총 잔액은 34조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하반기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시중은행의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카드사들이 ‘고신용자’ 수요를 흡수하기 위한 금리 경쟁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달 들어서 삼성카드와 현대카드가 카드론 금리를 내렸다.
이에 따라 최저금리가 5% 이하인 곳은 총 5곳(국민카드, 삼성카드, 우리카드, 롯데카드, 현대카드)으로 늘었다. 이는 시중은행의 마이너스 통장 대출금리(연 2~3%)와 1~2%포인트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수준이다. 롯데카드와 신한카드 역시 최저금리를 각각 0.05%포인트씩 내렸다.
이를 통해 고신용자를 유치할 경우, 전반적인 수익성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고신용자는 연체 위험성이 낮아 특히 대손충당금을 줄이는 데 효율적이다. 이에 비례해서 부실 위험도 낮출 수 있다. 다만 대출 심사 기준이 높아져 기존 저신용자 고객들의 진입장벽은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금융당국이 2금융권에 대출 관리를 주문하고 있는 건 변수다. 이에 따라 개인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규제 대상에 카드론이 포함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각사 별로 명시한 최저금리와 실제 (고신용자에 대한) 대출금리는 다소 차이가 있으나, 전에 비해 다들 적극적으로 카드론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는 건 사실”이라며 “올 하반기에도 상반기와 비슷한 증가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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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