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국내 대기업들은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신용도 측면에서는 선방을 넘어서 회복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코로나19 여파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업종 간 차별화도 나타났다.
21일 한국신용평가는 '2021년 상반기 정기평가 결과와 하반기 산업별 전망 - 기업 부문'을 주제로 웹캐스트를 개최했다. 한신평은 올 상반기를 '신용등급 자체는 하향 우위이지만, 등급전망 변경은 상향 기조로 전환됐다'고 평가했다. 신용평가사는 신용등급의 변화를 주기 전에 등급 전망을 '부정적/안정적/긍정적'으로 바꾸면서 시장에 기업에 대한 신호를 발송한다.
올 상반기 신용등급 전망이 상승 변화한 기업은 38개, 하락 변화한 기업은 29개다. Up/Down 비율은 1.3배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0.7배와 비교해도 2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또한 2020년 0.48배, 2019년 0.58배와 비교하더라도 상당히 긍정적인 수치다.
산업 부문에서는 철강·해운 업황 개선, 주택 사업 실적 호조 등이 등급 상승(이하 전망 포함)을 견인했다. 산업 흐름의 호조와 함께 △동국제강, 세아베스틸, 애드스테인리스 등 철강사 △GS건설, KCC건설, 서희건설, 한신공영 등 건설사 △팬오션, 장금상선과 같은 해운사 등의 등급 전망도 발맞춰 상향됐다.
그 외에도 지난해부터 이어진 언택트 수요 증가로 △식료품 회사 대상 △NB-라텍스를 생산하는 금호석유화학 △LG디스플레이 등의 신용등급도 올랐다. MSG인 '미원'을 생산하는 대상은 2019년부터 롯데칠성음료를 넘어 식료품 업계 매출 2위에 오른 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럼에도 등급 상승 분위기는 금융업권이 이끌었다. 유안타증권, 유암코, IBK투자증권, 우리종합금융, 신한생명보험, 오케이캐피탈 등 10곳의 신용등급이 상향됐다.
하지만 여전히 상황이 좋지 않은 산업들도 있었다. 코로나19로 사람들의 발길이 끊긴 영화관, 외식·급식, 카지노, 항공 등은 여전히 맥을 못 췄다. '문화 산업'에 대한 CJ그룹의 비전이 투영됐던 CJ CGV는 무보증 사모사채 발행이 어려워지자, 영구 전환사채(CB)를 발행하기 이르렀다. CB는 주식 전환권도 제공하기에 투자자 모집에 유리하긴 하지만, 그만큼 CJ CGV가 어려워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최형욱 한신평 실장은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경제활동이 재차 위축될 가능성도 상존하고 있다"면서 "확진자 수와 백신 접종 추이, 산업별 수급 및 실적 추이 등의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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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