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칭 '주거복지공단' 지주사 아래 LH 등 2~3개 자회사로 재편 유력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토지와 주택, 도시재생 등 주택공급 핵심 기능만 남기고 나머지 기능을 분리하는 해체 방안이 추진된다. 주거복지 기능을 맡은 지주회사가 LH를 포함해 기능별로 분리된 자회사를 견제하는 방안이다.
23일 국회와 정부 당국에 따르면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는 이와 같은 내용을 담은 LH 혁신안을 포함해 3~4개 대안을 바탕으로 더불어민주당과 협의할 예정이다. 당정 협의에서 큰 이견이 없을 경우 이르면 이번주 중 최종안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가장 유력한 LH 혁신안은 1개 지주회사에 LH를 비롯한 2~3개 자회사를 두는 구조다. ‘주거복지공단’(가칭)이란 이름이 붙은 지주사는 매입·전세임대와 임대주택 정책 등 비수익 주거복지 사업을 담당한다. 지주사는 지난 3월 불거진 ‘땅 투기 의혹’ 등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정보와 권한의 집중을 막고, 자회사를 견제하며 관리·감독하는 역할을 맡는다.
LH는 토지·주택·도시재생 업무를 중심으로 하는 핵심 자회사로 개편한다. 주택 관리나 상담, 사옥 관리 등 비핵심 사업은 또 다른 자회사로 분리한다. 핵심 자회사인 LH가 토지 조성과 주택 건설 등 사업을 추진하면서 기타 자회사가 LH를 지원하고, 이들 자회사가 낸 수익을 지주사로 보내 비수익 사업인 주거복지 기능을 지원하는 구조가 된다.
당초 LH에서 토지 조성과 주택 건설 기능을 각각 다른 자회사로 분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2·4 공급대책’ 등 정부의 대책을 차질 없이 추진할 수 있도록 비핵심 사업을 분리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풀이된다. LH 임직원의 퇴직 후 취업제한 규정 등도 혁신안에 포함될 전망이다. 정부는 아직 당정 협의가 완료되지 않아 지주사 체제 등이 확정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LH 조직 개편과 동시에 정부는 LH 임직원에게 지급한 성과급 일부를 환수할 것으로 보인다. 기재부는 최근 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 조사 결과 등을 반영해 과거 경영평가 결과를 수정할지 점검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LH는 2017~2019년도 경영평가에서 3년 연속 A(우수)등급을 받았다. 경영평가 결과가 수정돼 등급이 A보다 낮아지면 LH 임직원은 이에 상응하는 차익만큼 성과급을 내놓아야 한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알리오)을 보면 지난해 기준 LH 일반 정규직 직원의 경영평가 성과급은 1인당 996만2000원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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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