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급등·주식 열풍.. 국세 19조 더 걷혔다

올해 1~3월 국세수입 88조5000억
양도·기타 국세 각각 3조 가량 늘어
통합재정 적자 1년 새 15조 개선

올해 1분기 부동산·주식 거래 증가에 힘입어 정부가 거둬들인 세수(稅收)가 1년 전보다 무려 19조원이나 더 걷힌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 수입을 비롯한 정부의 총수입이 늘면서 정부의 재정적자 상황도 일정 부분 개선됐다.

기획재정부는 11일 ‘월간재정동향 및 이슈’ 5월호를 통해 올해 1~3월 국세 수입이 총 88조5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분기 국세 수입(66조5000억원)보다 19조원(28.5%) 증가한 액수다. 정부가 1년 치 목표로 세운 세수 대비 31.3%를 1분기에 거뒀다.

이런 ‘세수 서프라이즈’는 상당 부분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 거래 활황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소득세는 28조6000억원으로 전년보다 6조4000억원 많이 걷혔다. 특히 부동산 거래에 따른 양도소득세 세수가 큰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추정된다. 기재부 관계자는 “양도소득세 세수가 1년 전보다 3조원 정도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주택 거래량은 43만3000건으로 42만7000건이었던 1년 전 같은 기간(2019년 11월부터 지난해 2월)보다 1.7% 늘었다. 부동산 양도소득세는 양도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2개월 이내에 납부하게 돼 있다.

지난해 11월 코로나19를 맞아 어려움에 처한 영세개인사업자 등에 대해 정부가 종합소득세 중간예납 3개월 납부유예 등 세정지원을 한 것도 올해 1분기 소득세수 증가 요인으로 꼽힌다.

증권거래세와 종합부동산세가 포함된 기타 국세 세수도 1분기에 13조3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3조4000억원 더 걷혔다. 기재부는 세목별 세수를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일반적으로 종부세 납부기한이 매년 12월 중순임을 고려하면 1분기 기타 국세 세수 증가의 상당 부분은 주식 등 증권거래 증가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2019년 12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704조5000억원 수준이었던 증권거래대금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2131조6000억원으로 무려 202.5% 늘었다.

법인세 수입도 1분기 20조2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4조8000억원 늘었다. 법인세는 통상 1년 전 영업이익에 따라 부과되는데, 지난해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기업의 영업이익이 증가한 데 따른 결과다. 코스피 상장 기업들의 지난해 12월 결산법인 영업이익은 67조5000억원으로 2019년 56조3000억원 대비 19.8% 증가했다. 과태료, 변상금, 국고보조금 반환 등 세외수입도 전년 대비 1조5000억원, 기금수입도 12조1000억원 각각 증가하면서 전체 총수입도 152조1000억원으로 32조6000억원이나 늘었다.

이렇다 보니 1분기 정부의 총지출이 182조2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7조4000억원 늘었음에도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의 적자 규모(30조1000억원)는 1년 전보다 15조2000억원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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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