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4년.. 고용·분배 악화 속 정부는 자화자찬

고용지표 개선됐다지만 '경제 허리' 40대 고용률은 줄어
분배 개선 노력에도 '5분위 배율'은 뒷걸음

▲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울산 남구 3D프린팅 지식산업센터에서 열린 울산 부유식 해상풍력 전략보고에 참석해 박수치고 있다. 뉴스1
문재인 정부가 10일로 출범 4년을 맞는다. '혁신과 포용, 공정'을 내걸고 출범한 문재인 정부엔 일자리, 분배 개선, 경제 성장 등이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민생 현안으로 주어졌다.

엇갈린 평가 속에 임기 말년인 문재인 정부가 7일 그동안의 경제 성과 자료를 내놓았다. 이 자료엔 문재인 정부 경제 정책의 핵심인 혁신성장과 포용성장 성과에 더해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과정에서 보여준 거시경제적 성적표가 담겼다.

하지만 이런 ‘자화자찬’의 뒷면에 드리운 그림자는 짚고 넘어가야 할 대목이다. 높은 고용률의 이면엔 정부 재정으로 유지돼 온 일자리 사업이 존재했다. 정부 정책으로 지표가 개선됐다지만 시장의 분배 기능은 오히려 더 위축됐다. 정부도 일자리와 분배 지표 개선을 남은 기간 동안 풀어야 할 과제로 제시했다.


‘일자리 정부’를 표방한 문재인 정부의 4년간 고용 성적표는 어땠을까. 정부는 “가시적 성과가 나타나던 와중에 코로나19 위기에 직면했지만, 주요국 대비 충격을 최소화했다”고 자평했다.

고용률은 정부 출범 이전인 2016년 66.1%에서 2019년 66.8%까지 올라갔다. 지난해엔 65.9%로 낮아졌지만 이는 코로나19로 인한 전 세계적인 경제 위축의 영향이 컸다.

지난해 취업자 감소는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선방’한 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를 살펴보면 한국의 취업자 감소 폭은 0.8%포인트로 주요 선진국 중 일본(-0.7%포인트), 독일(-0.9%포인트)과 유사하고, 미국(-6.2%포인트), 캐나다(-5.2%포인트)보다는 양호하다.

다만 이런 지표는 정부가 재정일자리 사업을 통해 인위적으로 만들어 낸 숫자에 가깝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60세 이상 고용률만 2016년 39.5%에서 2020년엔 42.4%로 눈에 띄게 뛰었다. 코로나19로 고용시장에 한파가 덮쳤던 지난해에도 고용률은 오히려 높아졌다.

경제의 ‘허리’인 40대 고용률은 2016년 79.3%에서 2019년 78.4%로 하락했고, 2020년엔 77.1%까지 떨어졌다. 30대(75.3%), 50대(74.3%)의 2020년 고용률도 정부 출범 직후와 유사했다.

노인을 대상으로 한 일자리가 늘어나다 보니 매주 짧은 시간 일을 하는 ‘단기 알바’에 가까운 일자리도 급증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1주일에 17시간 이하 일하는 취업자는 2016년 126만7,000명에서 2020년 190만1,000명으로 늘었다.

정부에서 또 하나의 포용성장 성과로 강조한 ‘분배 개선’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문재인 정부의 출범 이전에 비해 개선됐다고 보긴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공적이전소득 등 정부 정책으로 인한 분배 개선 효과가 점점 커지고 있을 뿐이다. 같은 기간 시장의 분배 지표는 더 벌어지면서, 정부의 역할은 분배 악화를 줄이는 데 그친 모양새다.

정부 출범 직전인 2017년 1분기 5.35배였던 소득 5분위 배율은 2019년 1분기엔 5.80배로 벌어졌다. 2019년 2~4분기의 5분위 배율도 정부 출범 전인 2016년 2~4분기에 비해 더 커졌다. ‘최저임금 1만 원’ 달성에 급급했던 정권 초의 가파른 최저임금 상승 등 분배 정책이 오히려 분배 기능을 악화시킨 것이다.

물론 정부의 역할이 없었다면 소득 격차가 더 커졌을 것이란 시나리오도 나온다. 정부의 분배 개선 정책이 반영되지 않은 시장 소득 기준 5분위 배율은 2017년 1분기 7.73배에서 2019년 1분기 9.91배까지 벌어졌다. 2019년과 2020년 4분기를 비교해도 시장소득 기준 5분위 배율은 0.93배 포인트 더 벌어졌지만, 재난지원금 등을 반영한 처분가능소득 기준 5분위 배율은 0.08배포인트 수준으로 그 차이가 좁혀졌다.

기재부 관계자는 “일자리, 분배 지표 등이 꾸준히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코로나19 이후 개선 흐름이 주춤하고 있다”며 “코로나19 위기를 계기로 확대된 주요 부문의 격차 해소를 위한 방안을 계속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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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