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총리 직무대행 중인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일 "일각에서 '화이자백신 바닥' 등의 표현으로 지나친 불안감을 가져오고 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홍 총리대행은 이날 정부 서울청사에서 코로나19(COVID-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면서 이같이 밝히며 "백신접종은 당초 방역당국이 계획하고 구상한 범주와 일정에 준거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했다.
이는 최근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75세 이상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화이자 백신 1차 접종이 일시적으로 중단되고 있다는 보도에 대한 반박이다. 홍 대행은 "방역당국은 '백신 접종효과 최대화를 위해 도입된 백신을 가장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접종해야 한다'는 대원칙 하에 전문가들과 치밀하게 협의해 '1차 접종자와 2차접종자에 대한 배분, 그리고 1차접종시기와 2차접종시기'를 결정하고 접종 상황에 따라 필요시 기민하게 일정조정 등을 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화이자 백신은 국내외 연구결과 1차 접종만으로도 예방 효과가 90% 내외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며 "이에 따라 방역당국은 더 빨리 조금이라도 더 많은 고령층을 보호할 수 있도록 가능한 한 많은 분들에게 1차 접종을 하고, 후속물량으로 2차 접종을 하도록 일정을 계획했다"고 했다.
그는 "이로 인해 1차 접종자와 수주전 1차접종을 마쳐 2차접종하게 되는 대상자가 겹치는 순환시기가 있게 마련이며, 이 경우 1차 접종자 규모 일부 조정이 필요한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흐름에서 화이자 도입물량을 감안해 1차 접종 실시와 순서가 도래한 이들에 대한 2차 접종 실시를 차분히 고려 하면서 접종을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즉 최근 일시적인 화이자 백신 1차 접종 중단의 사유가 2차접종에 집중하기 위한 조치로, 백신수급과는 관련이 없다는 얘기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26일 화이자 백신 4000만회분 추가계약 소식을 알렸다. 당시 홍 대행은 "백신 1억 9200만회분, 9900만명분의 백신을 확보했다"며 "6월말까지 도입이 확정된 화이자 및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1809만회분중 387만회분이 계획대로 차질없이 공급됐다"고 밝혔다.
정부는 4월 마지막주 부터 5월말까지 484만회분, 6월에는 938만회분이 순차 공급 되어 이들 합계 1809만회분으로 상반기중에 1200만명 접종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상반기에 일부 도입을 추진 중인 모더나, 얀센 백신 등의 물량이 더해지면 더 여유롭게 6월말까지 1200만명 이상 접종이 가능하다고 했다. 아울러 3분기중 약 8000만회분 다음기에 총 9000만회분의 백신이 도입 예정라고도 했다.
홍 대행은 "국민께 발표해 드린 내용에 아무런 변동사항이 없으며 차질없이 진행 중"이라면서 "상반기 도입물량 1809만회분중 화이자백신이 약 40%인 약 700만회분을 차지하는 바, 화이자 백신은 일정지연 없이 매주 정기적인 요일에 순차 도입되고 있고 앞으로 5~6월중에도 500만회분이 매주 순차적으로 도입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오히려 제 백신의 도입일정을 조금이라도 앞당기고자 협의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확하지 않은 내용이 왜곡돼 전달됨으로써 국민께 과도한 불안감을 초래하는 것은 치열한 방역전 수행과 국민안전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앞으로 2개월간 기존에 6월말까지 접종대상으로 계획되었던 분들에게는 반드시 접종 안내 연락이 갈 것이고 접종 연락을 받으신 분들은 접종을 받으시게 될 것인데, 걱정하지 말고 연락받으신 국민께서는 접종에 적극 임해 주실 것을 요청을 드린다"고도 했다.
최근 코로나19 확산 상황에 대해선 "부울경지역 확진자수가 146명으로 최근 크게 늘어나고 있어 우려와 함께 방역강화에 필요성이 절대적으로 요청되는 상황"이라며 "전반적으로 지난 나흘간 계속 600명대를 나타내고 있는데, 좀처럼 600명대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 데다가 5월이 모임이 많은 가정의 달인 만큼 더 긴장되고 비상한 각오로 5월을 맞이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했다.
홍 대행은 "내일부터 기존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및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조치가 3주간 연장 시행되며 '특별 방역관리주간' 도 한 주간 더 시행된다"면서 "최근에는 가족 또는 지인간 접촉을 통한 감염, 즉 선행접촉자에 의한 감염비중이 절반에 육박하는 만큼 이를 감안 5월중에 각별한 '접촉자제와 수칙준수'를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요청한다"고 했다.
정부는 정부합동 특별 방역점검과 함께 첫째 선제검사 확대 둘째 변이 바이러스 대응에 방역역량을 집중해 나가기로 했다. 우선 선제검사를 확대한다. 감염취약시설 등에 대한 선제검사를 지속 확대하고 특히 5월중에는 서울지역의 초·중·고 교직원·학생 26만명 및 노인시설 종사자 2만여명에 대한 선제검사를 실시해 나갈 계획이다.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대응도 강화한다. 정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주요 변이 바이러스 감염사례는 1150건인데, 이 중 해외유입건수가 319건, 국내감염이 831건으로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가 점점 늘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 10명중 7명이 해외에 나가지 않고 감염되고 있는 데다, 인도발 변이바이러스가 최소 17개국에서 발견되고 있어 국내 유입차단문제도 매우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지난 주부터 남아공 변이바이러스 고위험국가인 남아공과 탄자니아에서 오는 입국자는 모두 2주간 임시생활시설에서 격리하고 있고, 필요시 다른 고위험국에서 입국하는 이들을 대상으로도 시설 격리 확대도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국내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분석을 강화하고, 변이 바이러스 확진자의 역학조사 범위를 확대하고 경기, 울산 등 변이 바이러스 확진이 많이 나타나는 지역은 별도 차단대책을 강구키로 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지방자치단체의 자율과 책임에 입각한 자치방역을 강화한다는 차원에서 지난번 경북에 이어 전남지역 22개 전 시·군에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안을 시범적용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이 방안을 확정하게 될 경우 인구 10만명당 확진자가 전국최저인 전남지역은 이번 조치로 내일부터 일주일간 6명 이하 사적모임이 허용되고, 영업제한도 적용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홍 대행은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가족단위의 모임이나 이동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잠깐의 방심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여행·모임·행사 등을 가능한 한 절제해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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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