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임직원 9566명(무기계약 2359명)..공공주택 계약자는 1900명

총 임직원 9500여명 중 5분의1
"서민 위한 정책 취지 무색" 비판론
LH "입주자격 등 적법 절차 따라"
특수본 "한달간 746명 투기 조사
공무원 140명·국회의원 5명 포함"

2000명 가까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이 지난 10년간 LH 공공임대·공공분양 주택에 계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주택이 사실상 ‘LH 기숙사’처럼 이용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국민의힘 권영세 의원실이 LH로부터 받은 전수조사 자료에 따르면 2011∼2020년 LH 직원 1900명이 자사 공공임대 주택(279명)이나 공공분양 주택(1621명)에 계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임대 주택’은 임대의무 기간(5·10년)에 입주자가 거주한 뒤 먼저 소유권을 이전받을 수 있는 주택이다. 70%는 다자녀 가구나 노부모 부양자, 신혼부부,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 국가유공자, 관계기관 추천을 받은 사람 등에게 공급된다. ‘공공분양 주택’은 분양받은 사람에게 소유권을 바로 이전한다는 점만 다를 뿐, 무주택 서민 등 정책적 배려가 필요한 계층을 공급 대상으로 삼는다는 목표는 공공임대와 동일하다.

LH 직원들이 임대의무 기간 10년인 공공임대 주택 분양 계약을 맺은 사례는 233건이다. 특히 수도권(168건)에 가장 많았고 이 중 절반이 넘는 93명이 수원 광교지구에 몰렸다. LH 측은 올해 1월 말 기준 직원 199명이 전국 공공임대 주택(10년 임대)에 입주한 상태라고 밝혔다. 공공분양 주택의 경우 전체 1621명 중 503명이 2012∼2015년 진주의 경남혁신도시지구에 계약했다. 진주에는 2015년 LH 본사가 이전했다.

LH 측은 이와 관련해 “공공임대 주택에 입주한 임직원들은 일반 계약자와 동일하게 적법한 입주 자격을 갖춰 정상적으로 입주했고, 공공분양도 절차상 문제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난해 말 기준 무기계약직 2359명을 포함해 임직원 수가 9566명인 LH에서 공공주택 계약자가 2000명 가까이 되는 건 비정상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저렴한 임대료로 거주하고 주변 시세보다 싸게 분양받는 10년 공공임대는 LH 직원들에게 알짜배기였을 것이다. 사실상 LH 기숙사인 셈”이라며 “공공분양도 민간보다 통상 10∼20%는 싸게 공급되는 편”이라고 했다.


한편 부동산 투기 의혹을 수사 중인 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특수본)는 출범 이후 한 달여간 모두 178건·746명을 내·수사했다고 밝혔다. 특수본 관계자는 “746명 중 혐의가 인정되는 47명을 검찰에 송치했고 현재 636명을 계속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나머지 63명은 혐의 인정이 어려워 불입건하거나 불송치해 사건을 종결했다. 투기 혐의 피의자 등과 관련해 몰수보전이 이뤄진 부동산은 현재 시가 기준 총 240억원어치다. 수사 대상자 중 공무원은 지방자치단체장 10명을 포함한 140명이고, 국회의원 5명, 지방의원은 39명, LH 직원은 38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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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