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특단의 대책' 눈길..그린벨트 해제 카드 이번엔 쓸까

강남·서초 등 강남권 일대 보존가치 낮은 GB 다수.."공급 효과 확실"
"GB 풀어도 임대 형태 가능성 높아..미래 세대 유산, 쉽지 않을 것"

문재인 대통령이 '특단의 공급 대책'을 언급하면서 서울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윤곽이 드러난 공공재개발, 역세권 고밀도 개발 등 기존 대책 외에 시장에 확실한 공급 시그널을 준다는 점에서 그린벨트 해제가 새 대책에 포함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20일 정부와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정부는 다가오는 설 연휴 전 주택공급 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8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밑그림을 공개했다.


문 대통령은 "수도권, 특히 서울 시내에서 공공 부분의 참여와 주도를 더욱더 늘리고 인센티브를 강화하고 절차를 크게 단축하는 방식으로 공공재개발, 역세권 개발, 그리고 신규 택지의 과감한 개발을 통해 시장이 예상하는 수준을 뛰어넘는 부동산 공급을 특별하게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오후 이어진 부동산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에서 3기 신도시 사전청약 일정, 역세권 고밀도 개발, 공공 소규모 재건축, 지분적립형 분양주택 등 그동안 발표한 공급 대책의 진행 상황을 설명했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문 대통령이 언급한 '특단의 대책'이다.

그는 "기존 투기 억제 기조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부동산 공급에 있어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한다"라고 밝혔다.

당장 관심사가 그린벨트 해제 여부다. 기존 투기 억제 기조를 유지한다는 점에서 재건축 완화는 힘들고, 신규 택지 발언에서 그린벨트 해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 오르는 분위기다.

서울 그린벨트 해제 가능성은 문재인 정부 들어서도 꾸준히 거론됐다. 주요 공급 대책 때마다 언급됐으나, 매번 최종 대책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지난 8·4 주택공급 대책 수립 과정에서 국회 여당을 중심으로 그린벨트 해제 주장이 나왔다. 또 2018년 수도권 주택공급 대책을 마련하면서도, 국토교통부는 보존 가치가 낮은 3~5등급 지역 그린벨트 해제를 검토했다.

지난해 1월 기준 서울 시내 그린벨트 면적은 149.13㎢다. 지역별로 서초구가 23.88㎢로 가장 넓다. 이 밖에 강서구 18.92㎢, 노원구 15.91㎢, 은평구 15.21㎢ 등이다. 이 가운데 3~5등급 지역은 약 29㎢로 전체의 약 20% 수준이다. 대표적인 곳이 강남구 수서역 일대, 서초구 내곡동 등 우면산 일대, 강서구 김포공항 일대 등이다.

부동산업계는 보존 가치가 낮은 그린벨트 지역을 해제해 주택공급을 확대하면 효과는 확실할 것으로 전망했다. 과거 이명박 정부 시절 강남구와 서초구 일대 그린벨트를 풀어 4만가구 이상을 공급한 이력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무늬만 그린벨트인 곳이 내곡동과 세곡동 등 강남 일대에 아직 꽤 있다"면서 "부동산 정책 기조가 규제보다는 공급으로 무게가 기울어 그린벨트 해제 역시 이전보다 가능성이 더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그린벨트 해제 가능성이 있지만, 결정 과정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그린벨트 해제 가능성이 있고, 효과도 꽤 있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공급 형태는 시장이 원하는 분양보다는 임대 형태일 것"이라고 전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그린벨트는 미래세대를 위한 유보지 성격도 있고, 당장 서울시장 보궐 선거를 앞두고 있어 쉽게 결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오히려 과거 택지지구로 발표했으나, 주택공급이 이뤄지지 않은 곳이 다시 포함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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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