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1일 출범한 국토교통부 ‘부동산시장불법행위대응반’은 부동산시장 범죄수사를 통해 총 47건(61명)을 형사입건하고 이 중 수사가 마무리된 27건(27명)은 검찰에 송치했다.
국토부는 강남·송파·용산권역 및 김포·구리 등 수도권 주요 주택거래 과열지역을 대상으로 한국부동산원과 함께 실시한 실거래 기획조사 결과와 단체를 이용한 조직적 주택 부정청약 등 주요 부동산 범죄에 대한 수사 결과를 16일 이같이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5월 용산 정비창 부지 개발계획 발표 및 6월 강남·송파 ‘국제교류복합지구(SID)’ 조성사업 본격화에 따른 투기수요 차단 및 부동산 거래질서 건전성 확보를 위해 주요 개발호재·과열지역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거래 조사로 서울특별시 강남·송파·용산구 토지거래허가구역과 그 주변지역, 경기도 광명·구리·김포시 및 수원 팔달구를 대상으로 올해 6월부터 약 5개월 간 실시했다.
이와 관련 국토부는 용산 정비창 부지 내 도심형 공공주택 등 총 8000호 공급계획 발표 이후 용산 정비창 부지와 인근 재건축·재개발 사업구역 등 총 0.77㎢를 지난 5월 20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한편, 지난 2월 21일 국토부 ‘부동산시장불법행위대응반’(이하 대응반) 출범 이후 대응반과 한국부동산원 ‘실거래상설조사팀’은 전국 9억 원 이상 고가주택 거래에 대한 실거래 조사를 정기적으로 수행하는 한편 주요 집값 과열지역을 대상으로 실거래 기획조사도 실시하고 있다. 8월 26일에는 작년 12월 ~ 올해 2월 거래 신고된 전국 9억원 이상 고가주택 거래에 대한 실거래 조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번 기획조사는 대상기간 중 신고된 거래 중 이상거래로 의심되는 577건을 조사대상으로 선별해 진행됐다.
특히 이상거래 의심건 선별과정에서 실거래 정기조사와 비교해 투기성 법인거래 등 추가 기준을 적용하고 토지거래계약허가를 회피할 목적의 계약일 허위신고 여부 확인이 필요한 거래 등을 조사대상에 포함했다.
조사가 완료된 577건 중 친족 간 편법증여 등 탈세 의심 109건, 중소기업 운전자금 용도의 대출을 받아 주택구입에 활용하는 등 대출규정 위반 의심 3건과 계약일 허위신고 36건을 포함한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의심 76건과 ‘부동산등기 특별조치법’ 상 금지행위인 ‘등기원인 허위기재’ 등이 의심되는 2건을 확인했다.
한편, 조사가 이뤄진 강남·송파·용산권역 총 3128 거래 중 편법증여 등 탈세 의심 거래가 94건으로 3.0%를 차지했다. 이는 광명·구리·김포시 및 수원 팔달구의 탈세 의심거래 15건 보다 현저히 높은 수치로 고가주택이 집중된 서울 주요 도심지역에서 편법증여 등 불법행위 의심 거래가 상대적으로 많이 이뤄졌음을 시사했다.
자녀 보험금 대납 통한 편법증여
20대 A는 18억 원 상당의 아파트를 매수하면서 약 9억 원을 저축성 보험계약 해지금으로 조달했다고 소명했으나, 해당 보험계약의 보험금 납부 당시 미성년자로 추정됨에 따라 A 부모의 자녀 보험금 편법증여 의심으로 국세청에 통보해 탈세혐의 등을 확인했다.
부모 차입금으로 아파트 매수
30대 B는 30억원 상당의 아파트를 매수하면서 매수대금 전액을 부친으로부터 차입해 지급했다. 이에 국세청에 통보, 차입금에 대한 세법상 적정이자(4.6%) 지급 여부 등을 모니터링했다.
사업자대출 용도 외 유용
소매업 종사자 40대 C는 8억원 상당 아파트를 매수하면서은행에서 중소기업 운전자금 용도로 3억원을 대출받아 이 중 2억원을 매수대금에 사용했다. 이에 사업자대출 용도외 유용 의심으로 금융위·금감원에 통보, 대출규정 위반을 확인하고 대출금 회수 등을 조치했다.
대응반은 실거래 조사를 통해 관련법령 위반 의심 거래로 확인된 사례에 대해 탈세 의심건은 국세청에 통보, 탈세혐의 분석 및 필요시 세금 탈루 혐의자에 대한 세무조사 등 후속조치가 이뤄지도록 하고 대출규정 위반 의심건은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에 통보, 대출취급 금융회사 등 대상으로 규정위반 여부를 점검하고 대출규정 위반이 최종 확인되는 경우 대출금 회수 등을 조치하도록 할 예정이다.
또한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의심건은 지자체에 통보, 과태료를 부과토록 하고 ‘등기원인 허위기재’ 등 의심건은 경찰청에 통보해 ‘부동산등기 특별조치법’ 위반여부에 대한 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다.
한편, 대응반은 지역적 차원의 이상동향을 파악하고 지역 내 부동산 시장 불법행위에 실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방경찰청, 지자체 특별사법경찰 등과 협업도 강화하고 있다.
일례로 대응반은 지난 6월부터 2개월간 전주시 덕진구 주요 분양단지의 불법전매 등 범죄수사에 협조하기 위해 전주시 덕진구청·전북지방경찰청과 합동으로 실거래 조사를 실시해 전매제한기간 내 분양권 불법전매 등 371명을 적발한 바 있다. 그 외 신규 분양단지에서 성행하는 불법전매·다운계약 등 단속 관련 지자체 협조 요청에 따라 지자체와 실거래 합동조사도 진행 중에 있다.
대응반은 장애인·국가유공자 특별공급을 이용한 부정청약 사건 주범 2명을 구속하고 핵심 피의자 7명을 검찰에 송치하는 등 지난 2월 21일 출범 이후 부동산시장 범죄수사를 통해 총 47건(61명)을 형사입건했고 이 중 수사가 마무리된 27건(27명)은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형사입건한 47건을 유형별로 살펴보면 위장전입을 하거나 특별공급 제도를 부당하게 이용, 아파트를 부정당첨 받은 행위가 17건(20명)으로 가장 많았다.
특정 공인중개사들이 단체를 구성, 비회원 공인중개사와의 공동중개를 거부한 행위 12건(24명), 현수막 또는 인터넷 카페 글 게시를 통해 집값담합을 유도한 행위가 14건(12명), 공인중개사가 아닌 자가 부동산을 중개하거나 표시 광고한 행위 4건(5명)으로 파악됐다.
장애인·국가유공자 특별공급 이용한 부정청약 사건
장애인 명의를 빌려 아파트 특별공급에 부정당첨 받은 장애인 대표 A 등 관련자 21명을 입건하고 이 중 범죄 가담 정도가 중한 장애인단체 대표 A와 브로커 B를 지난 3일, 12일 각각 구속, 수사가 마무리된 7명을 검찰에 송치했다.
이들은 2017년경 장애인·국가유공자들에게 건당 700만 원 상당의 대가를 주고 명의를 대여, 특별공급 청약을 통해 수도권 아파트 14채를 당첨 받은 후 최대 1억원 상당의 프리미엄을 받고 전매해 약 4억 원의 수익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번에 구속된 A는 장애인단체 대표라는 지위를 이용해 장애인들을 주도적으로 모집하는 역할을, 브로커 B는 범행에 필요한 자금을 공급하면서 전매를 알선하는 역할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대응반은 검찰에 송치한 7명 외에 명의를 빌려준 장애인 및 국가유공자 13명도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고시원 위장전입을 통한 부정청약 사건과 관련, C를 포함한 피의자 12명은 실제 거주지역이 아닌 타 지역의 고시원 업주에게 일정 대가를 주고 고시원에 전입 신고, 수도권 아파트 11채를 분양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데 이들은 부동산 강사의 유튜브 채널 및 오프라인 강의를 통해 범행수법을 알게 된 것으로 밝혀졌다.
대응반은 부동산 강사 포함 부정청약자 12명을 입건, 이 중 수사가 마무리된 5명을 검찰에 송치했으며 나머지 7명에 대한 수사도 지속하고 있다.
아울러 대응반 출범과 더불어 한국부동산원에 설치된 부동산거래질서교란행위신고센터(이하 신고센터)로 지난 2월부터 현재까지 접수된 신고건수를 분석한 결과 수도권 신고비중은 줄고 지방은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신고센터에 따르면 집값담합 등 부동산시장교란행위 신고건수는 집값담합 처벌규정이 시행된 올해 2월부터 현재까지 월평균 200건 정도로 2월부터 8월까지 집값담합 행위 신고는 수도권 지역(약 78%)에 편중됐으나 최근 9월 이후 수도권 지역의 신고는 감소(약 44%)하고 부산, 대구, 울산, 경남 등을 중심으로 신고가 급증하고 있다.
이는 집값담합 행위의 전국적 확산에 따른 경각심 제고 등 부동산시장 불법행위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늘어나는 추세를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대응반은 최근 집값 과열양상이 수도권에서 전국 비규제지역으로 확산됨에 따라 지방 주요 과열지역을 대상으로 시장 동향을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투기성 거래 급증 등 이상징후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실거래 기획조사를 실시, ‘거래신고법’ 위반, 편법증여, 업·다운계약 등 불법행위에 대한 집중 점검을 실시할 계획이다.
한편, 대응반은 현재 진행 중인 집값담합, 부정청약 사건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고 부동산시장을 교란하거나 부당한 범죄수익 발생 등 부동산 시장의 건전성 및 국민 주거안정을 해치는 조직적 불법행위 단속을 위해 검찰·경찰·지자체 특사경 등과 공조를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김수상 부동산시장불법행위대응반장인 국토부 토지정책관은 “부동산 시장의 불법행위 수법이 다양해지고 지역적 범위도 수도권을 넘어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는 만큼 전국을 대상으로 부동산시장 동향을 꼼꼼히 모니터링, 이상징후에 적기 대응해나가겠다”고 말했다.
특히 “집값담합과 같이 암암리에 조직적으로 이뤄지는 불법행위를 적발하는 데 시민들의 적극적인 제보가 큰 역할을 하는 만큼 국민 여러분의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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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