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과정에서 상온 노출이 의심돼 접종이 중단된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을 맞은 사람이 1300여 명으로 증가했다.
보건당국은 당초 접종 중단 사실을 알리면서 '문제가 된 백신 물량을 맞은 사람이 없다'고 설명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접종자 수가 급속하게 증가하면서 당국의 백신 관리 시스템 전반에 허점을 보이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30일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사업 관련’ 참고자료를 내고 “현재 상온 노출 여부를 조사 중인 정부조달 물량을 접종한 건수는 28일 기준으로 1362건”이라고 밝혔다.
접종자가 발생한 지역은 전국 15개 시도다. 이는 질병청이 바로 전날 발표한 14개 시도, 873명에 비해 489명 늘어난 것이다.
지역별로 보면 전북 326건, 경기 225건, 인천 213건, 경북 148건, 부산 109건, 충남 74건, 서울 70건, 세종 51건, 대구 46건, 광주 40건, 전남 31건, 대전·경남 각 10건, 제주 8건, 충북 1건 등이다.
당초 질병청은 백신 사용 중단을 발표한 직후인 지난 22일 문제의 백신 접종자가 1명도 없다고 밝혔으나 이후 속속 확인되면서 25일 이후부터 105명→224명→324명→407명→873명→1362명 등으로 연일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질병청은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사용이 중지된 해당 백신 물량을 사용한 사례를 계속 조사하는 한편, 이상 반응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상온 노출이 의심되는 독감 백신을 맞고 지난달 28일 이상 반응자가 처음 보고된 이후 3명이 추가로 이상 반응을 신고했다. 1명은 접종 후 발열 증상, 1명은 오한과 근육통이 각각 있었고, 나머지 1명은 접종 부위에 멍이 든 것으로 조사됐다. 최초 보고된 접종자는 현재 상태가 호전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방역당국은 이와함께 보관 적정 온도인 2~8℃를 유지한 독감 백신을 맞은 인천 지역 요양병원 환자 122명 가운데 3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숨진 3명은 86살, 88살, 91살의 여성들인데 방역당국은 현장 조사와 전문가 자문회의 결과 백신 접종 연관성보다는 기저질환 악화로 인한 사망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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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환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