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까지 4인, 밤 10시 영업제한
방역 당국은 서울시와 경기도, 인천시 등 수도권 지자체의 요청에 따라 새 거리두기 제도 시행을 불과 반나절가량 앞둔 30일 오후가 돼서야 급작스레 일주일 유예를 확정했다.
새 거리두기에 맞춰 약속 일정을 잡고, 모처럼 손님맞이에 들떠 있던 음식점 등 소상공인들은 정신적·시간적 손해를 감수해야 할 상황에 처했다.
이번 거리두기 개편 유예 결정은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델타 변이’ 폭증으로 사망자 수가 급증하고 있는 데다, 최근 해외입국자를 중심으로 국내에서도 델타 변이 확진자가 증가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방역당국이 새 거리두기 유예와 관련해서 선제적으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제도 시행 하루 전까지 이를 고수하기로 한 것을 두고 유감의 뜻을 나타내고 있다.
일각에선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청, 청와대 방역기획관까지 방역 대책에 나서면서 정책을 진두지휘할 컨트롤타워가 모호해졌다는 우려도 나온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30일 “서울시를 비롯한 경기도와 인천시가 협의를 통해 새로운 거리두기 체계 적용을 1주일 유예하기로 요청해 이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7월부터 사적모임 규모와 다중이용시설의 운영 제한이 완화된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가 적용될 방침이었지만 델타 변이 확산 등의 원인으로 서울과 경기도, 인천 등 수도권은 일주일간 새 거리두기를 유예하기로 한 것이다.
이에 따라 1일부터 7일까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은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4인까지 허용), 밤 10시까지 다중이용시설 영업이 유지된다.
중대본 측은 “수도권 지자체들의 자율적 결정을 존중해 1주일간의 유예기간을 가져가는 데 동의한다”며 “수도권 지자체들과 함께 수도권의 코로나19 유행을 안정화시키는 데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오는 7일 이후 새 거리두기 방침을 기존대로 다시 시행할 수 있을지 기약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델타 변이 폭증 등 일주일 뒤의 코로나19 확진 상황이 줄어들지 않고 점점 더 악화될 수 있어서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교수는 “정부가 거리두기 개편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 이렇게 갑자기 발표할 만큼 현재 위기 상황”이라며 “다만, 아쉬운 점은 지난 주말부터 감염 확진자가 급격하게 늘었고 영어학원에서 집단 감염 사례가 나오는 등 이미 위험요소가 많았는데 시행 하루 전날 너무 급하게 결정됐다”고 지적했다.
천 교수는 이어 “내일(1일) 거리두기 개편을 앞두고 자영업자들이 준비를 많이 했을 거 같은데 갑작스러운 연기에 허탈할 것”이라며 “다만, 델타 변이의 전파력이 훨씬 강하기 때문에 일주일 연기 방침에 이어 이후 추가 연장도 필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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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인 기자 다른기사보기